만일 누군가가 당신에게 자녀들에게 꼭 물려주고 싶은 첫 번째 자산을 묻는다면 당신은 무엇을 꼽겠는가? 돈을 꼽을 수도 있고 아파트, 토지, 보험 등을 꼽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구체적인 자산을 직접 물려주기보다는 이런 자산들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물려 줄 수 있다면 더욱 현명한 유산(遺産)이 되지 않을까?
유대인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탈무드에는 "고기를 잡아 주는 것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최고의 유산이다" 라는 너무나도 유명한 격언이 있다. 자녀들에게 고기를 직접 잡아주면 한끼의 식량밖에는 안되지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면 평생의 식량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말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고기 잡는 법" 을 배운 자녀들은 부모가 물려준 자산을 잘 보존함은 물론 오히려 그 자산들을 불려나갈 수도 있음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막상 자녀들에게 "고기 잡는 법" 을 가르치려면 처음부터 앞이 막막할 것이다. 도대체 "고기 잡는 법" 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미리 경제 교육을 시키는 것이라고 말하며, 또 책을 많이 읽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고기 잡는 법" 은 바로 "사람을 낚는 법" 즉 인간관계를 잘 맺고 유지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닐까?
사회가 전문화될수록 자신이 일하는 분야 외에는 정보나 지식이 부족해 질수 밖에는 없다. 이런 현상은 미래로 가면 갈수록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그런데 만일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자신의 동반자로 삼을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면 그 사람의 삶이 성공으로 연결되리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인간관계를 잘 맺고 유지하는 방법을 배운 사람들은 재테크 전문가와 네트워크를 통해 재산을 불릴 수도 있고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 다른 분야의 전문가 네트워크를 접목하여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도 있다.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비결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마당발", "친화력" 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를 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녀들에게 어떻게 인간관계를 잘 맺고 유지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학원이나 책이 아닌 바로 우리 "부모" 에게 있다.
자녀들은 부모와의 관계 맺기를 통해 난생 처음 인간관계라는 것을 맺게 된다. 그리고 이는 폭넓은 인간관계를 늘려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러므로 부모가 어떤 태도와 방법을 통해 아이를 대하느냐는 아이들의 인간관계 맺기의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되는 것이다.
만일 부모가 자녀의 이야기를 건성으로 듣거나 진심을 이해해 주지 않는다면 자녀들 역시 자신의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며 이해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런 자녀의 미래가 어떠할지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제대로 된 인간관계 맺기의 중요성과 방법들을 알려줘야 하는데 그렇다고 그 방법이 아주 별난 것이 아니다. 바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방법 즉 공감(共感)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된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생각과 마음을 그대로 인정하고 느낄 수 있는 능력이 핵심인 것이다.
생각해 보시라. 실제 어떤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잘 형성하고 이를 통해 자신들을 발전시켜 나가는 지를...
그런데 이런 능력은 애석하게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상생활에서 부모들이 자녀들의 마음을 읽고 공감해주는 과정들을 통해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는 노력들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우리 아이 마음 읽는 게 뭐가 어려워? 컴퓨터 하게 해 주고 갖고 싶다는 거 사주면 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그러나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잘못된 생각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가령 아내가 낮에 화났던 일을 퇴근한 남편에게 얘기했는데 그 반응이 "뭐 그 정도로 화를 내" 라고 했다면 그 아내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이런 아내에게 퇴근길에 산 선물이 효과가 있을까?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진심으로 부모가 공감해줄 때에만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읽기를 느끼고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우산을 잊어버리고 왔는데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조심하라고 했지" 라고 말한다면 아이는 무엇을 느끼고 배울까? 이 때 부모가 "우산 잃어버려서 속상하지. 엄마한테 야단맞을까 봐 걱정도 많이 했지?" 라는 말로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고 공감해 준다면 어떨까? 그런 후에 "그래도 자신의 물건을 챙길 만큼 우리 아들이 자라났으니 다음부터는 잃어버리지 않으리라 믿어." 라고 엄마가 주고 싶은 메시지를 던진다면 아이에게는 감동 그 자체가 아닐까?
이런 부모의 모델링은 분명히 아이가 앞으로 살아 나가는데 값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훌륭한 자산이 될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자녀들이 잘 살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자녀들의 마음을 제대로 공감하고 읽어 주시라. 이를 통해 인간관계 맺기의 중요성과 그 방법들을 자녀들에게 물려 줄 수 있다면 당신 자녀의 미래에도 미국 야구팀을 꺾는 것과 같은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EBS 김광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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